보이는 대로, 듣는 대로 믿는 어리석음
스님이 하루는 동네로 탁발을 나갑니다.
쌀도 받고 돈도 받고 하물며 잡다한 음식까지
보시를 받아서 암자로 돌아옵니다.
아.. 암자가 보입니다.
몇 백미터면 암자에 다다릅니다.
그런데 웬 남녀가 절벽 밑에서 누은 채로 부둥켜 안고 있어서
고개를 돌리게 만듭니다.
이건 무슨 일이야....!!
자세히 보니
여자는 누워있고 남자가 여자의 입을 빨고 있습니다.
산이라지만 길가에서....
스님도 사람인지라...
애끼 몹쓸 것들! 관세음보살....
스님은 불쾌한 인상으로 암자로 발길을 재촉합니다.
저녁시간 부처님께 정성껏 봉양을 올리고 있는데,
손님이 옵니다.
평소에 암자 청소도 해주고 김치도 갖다주는
여신도들 대여섯이었습니다.
아...그런데 한 여신도가 하는 말인 즉슨.
스님..
금방 암자 밑에 부부 등산객인데
여자가 탈진을 하여 쓰러진 것을
남편이 간신히 인공호흡을 시켜서 엎고 내려갔어요.
이러는 겁니다.
스님은 탁자를 탁 치면서
하는 말이...
이런 내가 삼십년 공부를 헛 공부했구나...
이것이 무슨 말이냐....
사람은 자기 눈으로 보고도 잘못보는 수가 있는데
자신이 직접봤던 어느 한장면에서 모든 것을 지레 짐작하거나,
또는 겪어 보지도 않고, 남의 말만 듣고 쉽게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일깨우는 교훈입니다.